[세종도서 2023년 우수학술도서]

본다는 것은 사물의 현상을 이해하는 첫 걸음이다. 현미경을 통하여 들여다본 미생물의 세

계는 참으로 경이롭다. 맨눈으로는 보지 못하는 세계에 참으로 많은 생명체와 사물이 있고,

이들은 우리가 짐작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작동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보는 행위’를 통하여 우리는 사물의 성질과 행동에 대해 직관적인 이해를 하게 된다.

일반화학 수업에서 가장 먼저 이야기하는 내용이 질량분석기의 원리와 동위원소의 존

재다. 또한, 전공수업에서는 X-선 결정학을 통하여 분자의 구조를 알아낼 수 있다는 것과

IR, NMR 등의 기기를 통하여 화합물의 구조를 간접적으로 알아내는 방법에 대해서도 배운

다. 그러나 이러한 일련의 분석법들은 우리가 원자와 분자를 직접 보게 해주지는 못한다. 따

라서 소위 머리로는 이해를 하지만 가슴으로 납득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1980년대에 들어와서 현미경 기술에서 획기적인 발전이 있었다. STM이나 AFM과 같

은 현미경들은 우리가 분자를, 심지어 원자를 직접 보고 조작할 수 있게 해주었다. 막연히

상상만 하던 분자들의 모습을 눈으로 직접 보게 되었고, 이들의 행동에 대해 직관적인 이해

가 가능해진 것이다. 그 전에는 볼 수 없었던 화합물과 재료들의 세계, 즉, 나노세계가 우리

눈 앞에 펼쳐진 것이다. 이 나노세계는 우리가 알지 못했던 아주 신기한 현상들이 많이 숨어

있었다. 예를 들어 금의 나노입자는 크기와 모양에 따라 빨주노초파남보의 총천연색의 구현

이 가능하다. 막 문을 연 미지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신비로운 현상들을 현실세계의 기술

진보에 적용하고자 하는 욕구가 나노과학 및 기술을 폭발적으로 발전시켰다. 지금은 나노라

는 단어가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단어가 되었으며, 나노기술을 기반으로 창업을 하는 사

례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그러나 나노세계는 아직도 신비함을 많이 숨기고 있으며,

한 연구자가 일생을 바쳐 연구를 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연구대상으로 남아있다. 또한 먼 미

래에서도 인류의 생존과 안녕을 담보하기 위해 지구 온난화와 감염병을 막고 암과 노화를

극복하는 의료기술을 개발하여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혁신적인 나노기술의 개발이 필수

적이다.

이 책은 나노과학과 기술에 대해 배우고자 하는, 용감하고 창의성이 넘치는 대학생들과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입문서로 작성되었으며, 보다 미래지향적인 내용들을 담아 학

생들의 역량강화에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집필진을 현재 활발하게 교육과 연

구에 매진하는 나노소재연구의 리더로 부상하고 있는 연구자들로 구성하여, 명쾌하며 효율

적인 지식의 전달이 이루어지도록 하였다. 이 책을 통하여 나노소재화학의 세계로 즐겁게

여행을 떠나는 여행자들이 많아지기를 바란다.

고려대학교 화학과 · 김병윤, 우한영, 윤효재, 이광렬, 정광섭

고려대학교 신소재공학부 · 이재승

고려대학교 KU-KIST 융합대학원 · 임동권

서강대학교 화공생명공학과 · 류재건

서울대학교 화학부 · 남좌민, 주상훈

서울시립대학교 교양교육부 · 김지혜

이화여자대학교 화학·나노과학과 · 문회리

포항공과대학교 화학과 · 박수진

한국외국어대학교 화학과 · 오정욱

UNIST 화학과 · 신현석